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무력개입은 국지적이지만 이전부터 여러 차례 있어왔는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이유와 배경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역사적 관계】
먼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역사적 관계를 간단히 살펴보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같은 동슬라브계 민족이며, 두 나라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키예프 공국의 발상지는 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이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인종 구성은 우크라이나인이 77.8%, 러시아인이 17.3%이며, 그 외 다수의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 등의 동부지역에서는 러시아계가 많이 살고 있다.
냉전시대 소비에트 연합(소련)으로 묶여있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소련의 해체 후 각각 독립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독립 후에도 계속해서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일부라 여기며 합병을 하려는 움직임을 끊임없이 보였다. 이러한 불안한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는 지속적으로 나토 가입을 원하고 있다.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입했을 때 나토 연합군을 파병할 수 있는데, 이는 러시아에 비해 열세적인 군사력을 지닌 우크라이나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이유】
1. 우크라이나의 측면
다양한 민족과 종족으로 이뤄져 있던 동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소련의 해체 이후 내부의 정치적 불안정과, 민족·종족 간의 갈등으로 매우 혼돈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었고 이는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였다.
갑작스러운 소련의 붕괴는 동유럽지역의 힘의 공백을 가져왔고 나토로 대표되는 서방세력은 동유럽 국가들과 다양한 협력관계를 체결하며 서서히 세력을 넓혀갔다. 서방세력은 동유럽체제의 변화를 꾀하고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도왔다. 계속되는 서방세력의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의 확대와 유럽의 탈러시아 에너지 정책은 러시아에게 동유럽지역에서의 영향력의 상실과 고립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고, 이는 옛 소련의 영광을 누리고자 했던 푸틴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우크라이나에 있어서 나토 가입은 끊임없는 러시아의 침략 위협으로부터 확실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이었기에 러시아의 계속되는 경고에도 나토 가입에 열을 올렸다
지정학적 위치의 중요성으로 인해 러시아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국가로 간주되는 우크라이나까지 친서방화된다는 것은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것이다. 이렇듯 나토의 확장적 동진의 마지노선에 있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와 친서방화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의 큰 요인중 하나로 이야기되고 있다.
2. 러시아의 측면
러시아는 이전 소련의 연방국이었던 동유럽 국가들과 경제공동체를 재건하고 나토에 대항하기 위해 협력을 꾀하였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동유럽 국가들 대부분이 EU와 나토에 가입하고 친서방화된 동유럽 국가들에서 계속 일어나는 색깔 혁명(민주화 혁명)을 보며 위기감을 느꼈다.
이는 소련이 서방세력에 둘러싸여 해체된 것을 직접 목격한 푸틴의 입장에서는 러시아도 서방에 의해 해체될지도 모른다는 큰 위협으로 느껴졌다. 그렇기에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해 모스크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방의 군사력을 배치한다는 것은 절대 용인할 수 없는 것이었다.
여기에 러시아 특권층의 부패와 소득격차, 경제난으로 이미 내부의 불만이 증폭해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내부의 불만을 외부적으로 돌릴 필요가 있었고, 2008년 러시아의 조지아(그루지야) 침공과 크림반도 합병 때 보여준 미국과 유럽의 소극적 대응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3. 미국과 유럽의 측면
2010년 오바마 정부는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외교정책의 기조를 아시아-태평양 중심으로 재편했다. 이에 따라 외교적 예산과 안보정책의 자산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옮겨왔고 유럽지역에서 발생한 분쟁에 대한 미국의 군사지원과 직접적 개입을 축소했다. 이는 유럽지역에서 나토와 EU 세력의 약화를 가져와 러시아의 행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배경이 되는 여러 사태들】
현재 발생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있기까지 그 원인이 되는 여러 위기와 사태들이 다음과 같이 있었다.
1. 유로마이단(Euromaidan) 시위
우크라이나 사태의 큰 시작은 유로마이단 시위라 할 수 있다. '마이단'은 '광장'을 의미하는데 키예프 시내 독립광장에서 일어난 시위로 친서방(친유로) 세력의 주도로 일어나 '유로마이단 시위'라고 한다.
2013년 11월 21일 우크라이나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회담 후 이전 정권에서 계속 추진하였던 EU와의 유럽연합협정에 반대하며 친 러시아 정책을 표명한다. 이에 야누코비치 대통령에 반발하여 시위가 일어났는데, EU와 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정부가 치열하게 대립하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발포로 인해 시위군중에서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혼란한 상황이 계속된다.
한편, 러시아인이 다수 거주하는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에서는 유로마이단 시위에 반발하여 '안티 마이단 시위'가 일어나며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2014년 2월 21일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은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고 모스크바로 도주한다. 이에 친서방 세력이 정권을 잡고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으나 불과 며칠 뒤 러시아는 크림반도 내 러시아인의 안전을 이유로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침공하며 우크라이나는 다시 혼란 속으로 빠지게 된다.
2. 크림반도 합병
크림반도는 200년간 러시아가 통치했으나 1954년 소련이 우크라이나에게 양도하여 편입된 뒤 약 50여 년간 우크라이나가 통치해왔다. 크림반도의 인구 구성은 러시아계가 과반수를 차지한다. 러시아는 친서방세력이 크림반도 내 러시아 주민을 탄압한다는 빌미를 내세워 빠르게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러시아의 군사작전 후 크림공화국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러시아 대통령이 이를 최종 서명하기까지는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이 걸렸다. 이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무력개입이 꽤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계획돼 온 것임을 알 수 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의 주민 투표에서 투표 참여자의 96.7%가 분리 독립에 찬성한다고 발표했으나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 대해 미국과 유럽은 불법으로 규정하며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즉각 시행하였고, 크림반도 항구에 유럽 크루즈선의 방문을 금지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EU는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인 군사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또한 러시아와 이해관계가 있는 유럽의 여러 나라들과 미국 간의 러시아 제재에 대한 의견 대립으로 이러한 제재는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했다.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는 단기적으로는 큰 효과를 주지 못했으나 장기적으로 제재가 계속되면서 러시아의 재정상황을 크게 악화시켰다.
3. 돈바스 분리주의 내전
돈바스는 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를 포함하는 지역으로 러시아에 접경해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이전 소련의 공업화정책으로 많은 수의 러시아 노동자들이 이주해왔는데, 현재도 많은 러시아인이 거주하고 있다.
크림반도의 러시아 합병 이후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 주민들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민족 공화국을 선포하며 돈바스 분리주의 내전이 발생하였고 러시아는 이들을 지원하였다.
계속되는 혼란 속에 2014년 9월 5일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도네츠크, 루간스크 간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민스크 평화협정'이 체결되었으나 분쟁을 종식시키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 사이 러시아는 반군과 함께 돈바스 지역을 점령하기 위한 군사적 작전을 전개했고, 이것이 대규모 전쟁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여 다시 '2차 민스크 평화협정'이 체결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이유는 위에서 본 것과 같이 정치적, 민족적, 지정학적 위치 등 복합적인 이유가 얽혀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향후 중국과 대만의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전쟁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대응이 매우 중요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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